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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돼가? 무엇이든

달자의 독서

by 오달자 2020. 1. 1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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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미쓰 홍당무>를 만드신 감독 이경미씨의 첫 에세이.
잘돼가?무엇이든~
감독의 첫 단편영화 제목이기도 합니다.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영화를 만드신 감독이신데...사실,저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경미 감독님을 전혀 몰랐었어요.

이경미 감독님은 원래는 꿈이 영화 감독이 아니었답니다.
그냥 보통 사람들처럼 학교를 마치고 취업을 하고 회사를 다니다가 지쳐서 돌연 그만두고 영화 학교를 가게 됩니다.

그녀의 첫 단편 영화 <잘돼가?무엇이든>으로 영화제의 상까지 받을 정도로 주목을 받지만 이후 영화는 그저 그런 영화....를 만들다가
8년만에 다시 영화를 찍기까지의 감독이 버텨온 일상생활과 주변 인물과의 이야기를 재미있고 맛깔스럽게 쓰여진 에세이.

p85~삶이란 무엇일까.인생지사 세상이치는 무엇일까.고통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나는 대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단 말인가.이런 문제로 뼈 빠지게 고민하면 뭐하나.먼지만 한 실 하나가 20 년을 단절시키는데.
'새 삶'에 방점 찍고 애써 긍정적인 해석은 하지 말자.아무리봐도 인생 그냥 복불복이다.

이경미 감독은 인생 참 뜻대로 되지 않더라~~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로 자신의 스토리를 담담하게 풀어내는데요.
이 분 말투가 참~~재미납니다.
여동생과의 쓸데없는 내기를 하는가 하면 엄마의 끊임없는 잔소리에 대한 자신의 입장,군대를 안갔다뿐이지.아버지의 존재만으로 자신은 군대를 다녀온 느낌이라고 얘기할정도로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특유의 유쾌한 에피소드로 풀어내는 작가의 기질이 과연 감독답구나...
할 정도로 범상치 않은 사람인것 같아요.
p113~창작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자산은
습작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왔는가 하는 작가의 삶이다.

아이씨,어떡하지.
(2005.05.12)

p124~어정쩡한 태도가 모든 일을 그르친다.오늘 그 어정쩡한 태도 때문에 헤어스타일을 그르쳤다.
과감한 소트커트를 꿈꾸면서.'쇼트커트는 좋은데 너무 짧은건 싫어요!' 그런데 '머리를 기를 생각은 전혀 없어요.' 그렇지만 '혹시나 짧은 단발 느낌이 나는 건 싫어요.'
이랬다가 정말 어정쩡한 스타일이 완성되었다.
연말 다 망했다.
(2010.12.05)

이경미 작가의 에세이 중간중간 일기 형식으로 된 짤막한 구절들을 읽어 보노라면~~
살면서 누구나가 겪을 수 있는 일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매 해 매일 꼬박 꼬박 기록한 듯 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제일 힘들 때가 무엇인가 결정을 내릴때가 아닐까 싶어요.
옷을 사러가서도 이걸 사야할지 저걸 사야할지.
마트 가서도 어떤것이 가성비 대비 가격이 착한지 선택의 기로에 서야하며 학생들은 입시때도 선택의 기로에 서서 힘든 결정을 해야하며 훗날 배우자를 만났을때에도 이 사람과 영원히 함께 살 수 있을까...함께 가는 길이 맞을까.아닐까...
살면서 선택해야 할 문제들은 너무도 많습니다.

p243~내 인생의 첫 흥행작품이 영화가 아니라 결혼식이 될 줄은 몰랐다.

이경미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스크립터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서 에세이속 박찬욱 감독과의 에피소드 또한 빵 터진 웃음을 주고 있어요.
독신주의자였던 이경미 감독은 어느 고깃집에서 지금의 백인남편 을 만나게 되는데요.
13 살 연하의 백인남편 이름이 피어스~~
한국이름으로 필수라고 지었다고...ㅎㅎ
남편과의 대화내용을 읽는 페이지에서 나도 모르게 낄낄거리고 웃을 정도로 이경미 작가의 에세이는 단숨에 읽어 내려갈 정도로 몰입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어요.

책을 읽고 나서 이경미 감독님의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쓰 홍당무>와 <비밀은없다>
영화 같이 같이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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