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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를 타고서~~~

달자의 일상

by 오달자 2019. 3. 2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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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친정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기차를 타고 입원하신 아버지께 달려가는 길.
다행히 곧 퇴원하셔도 된다고 하시니 조금은 덜 무거운 마음으로 기차에 몸을 싣는다.

사실 경기 남부쪽 사람들은  KTX를 타려면 서울역이나  광명역을 이용해야 했는데...
최근  SRT 가  생기고 나서는 집에서 지하철로 15 분 정도면 도착하는  수서역에서  기차를 탈 수 있게 돼서 너무 편하다.
2001 년도  결혼과 동시에 경기도 쪽에 터를 잡고 살은지라~~ 어언 20 년이 다 되어 가니 제2의  고향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ㅎㅎ

뭐 가는 이유야 어떻든간에  기차를 타고 어딘가를 간다는 행위 자체가 새롭다.

집에  있었으면  이 일 저 일 처리하다가 미뤄져 있을 책읽기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차안.
미리 준비해 간 텀블러에는  달콤쌉싸름한 맛의 커피가 들어 있다.
책의 절반을 읽을 무렵 기차는 대전역에 도착한다.
대전역에서 환승을 해야하는터라 내려서 다음번 무궁화호 기차를 기다린다.
 

환승 대기 시간이 짧게는  10분씩  길게는  30분도 있을  수 있는데.나는 17분의 여유가 있다.
시간이 되서  멀찍이서  들어오는 빨간색의 무궁화호 열차가 들어 온다.
꽤 환승하시는 분들이 많은지  아님 대전역이라는 교통의 요지라서 그런지 오르내리는 사람이  붐비는  관계로 꽤 기다렸다가 열차에 오른다.
아무 생각없이  플랫폼에  기다리고 섰는데.아뿔싸! 젤 끝칸 9 호차량이 내 앞에 멈춘다. 난 2호차량인데...ㅠㅠ
어김없이  나의 무지함에 발이 고생이다. ㅋㅋ
부지런히  걸어서  2호차량으로  건너 건너  걸어간다.
SRT와는  틀리게 무궁화호에 타면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자연스럽게 들린다.
당신들 자식 얘기.본인의 근황 얘기.날씨가 많이 풀렸네.어쩌네,..건너편 할머님 두  분이서 도란도란 아주 재미나게 담소를 나누신다.
어디선가 상큼한 냄새가  나길래 무슨 냄샌가...싶어서  보니 뒷좌석 할머님들께서  오렌지를  드신다. ㅎㅎ
일단 드실 음식을 충분히  준비하셔서 열차를 타신듯 하다.

무궁화  열차를 타니 나의 학창시절이 기억난다.
대학 다닐때  나는 기차를 타고 통학을 했었다.
내가 사는 집은 광역시에서  기차타고 30 분 정도 떨어진 곳이라  그 때 당시 아침.저녁 학생용  통학 기차인  통일호가 운행이 되었었다.
아침 7시 첫 기차를 놓치면 1 교시는 무조건 결석이다. 사실 친구들이 가끔씩 대출(대리출썩)해 준적도 있었던거 같다. ㅎ
학교  끝나고는 6시 기차를 타야하는데 놀다보면 매번 기차를 놓쳐서  겨우 겨우 밤 10시 막버스를 타곤 했다. ㅎㅎ

매일 아침 기차를 타고 통학을 하다보니 어느새 커플도 생기더라능~~  ㅎㅎ
훗날 알게 됐는데  초등 동창끼리  두 커플이  결혼 했는데  그때 그 통학기차를 줄구장창 몇 년간 함께 타고 다니면서  사랑이  싹텄나보다.
나는  그때 기차만 타고 다녔던가?ㅎㅎ

대전서 갈아 탄 무궁화호는  옥천.심천.영동을 거쳐  황간.추풍령을 지나서  김천.구미로 향한다.
반평생  가까이 살면서  단한번도 안가본 동네들이다. ㅎ
이제  김천 지나서  구미역에 내려야한다.
SRT가  김천구미역에 정차를 하지만 위치가  구미시내도 김천시내도  가기 힘든 애매한 위치라서  그냥 환승을 하는게 더 편하다.
지방은  수도권처럼 전철이 잘 되어 있질않아서  신역사가 생겨도  불편하다.
 연계 버스도  배차 시간이  길어서  이용하는데  불편한점이 많다.
구미시.김천시 시장님들이  직접 고속열차 타러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봐야 이런 애로 사항을 몸으로 느끼고  개선책을 마련할텐데... 본인들은 대중교통 이용을 안하니  시민들의  불편함을 하나도 모르리라.

오래간만에  기차를 타보니  학창시절 추억도 떠올려보게 되고 오롯이  나한테 집중할 수 있어서  참 고마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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