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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의 미학

달자의 일상

by 오달자 2020. 5. 2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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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 전,
결혼하고 19 년만에 처음으로 냉장고를 바꿨어요.
냉장고가 멈춘 건 아니지만 오랜 세월 견뎌낸 흔적도 역력하고 더 이상은 버틸 수 없을 것 같아서 교체하기로 결심 했지요.

그 옛날 쓰던 냉장고는 한국형 양문형이 처음 출시된 모덜이라 그 때 당시 냉장고 가격치곤 꽤 비싼130 만원이나 주고 샀었는데요.
거의 20 년이나 지난 지금 냉장고 가격이나 별반 차이가 없더라구요.
물론 지인 챤스로 더 저렴하게 구입한 것도 있지만 요즘 인터넷몰에도 저렴한 가격에 잘 나오더라구요.

냉장고를 사기 전 수십년 가전 회사 다니시는 선배한테 여쭤보니 "그냥 젤 싼 거 사"
이러시면서 옵션 좀 높여서 몇백만원 하는거 다 필요없대요.
그냥 냉장고 기능만 하면 장땡이라고.~~ㅎㅎ

그래서 지인 챤스로 19 년전 냉장고 가격보다 쬐금 더 주고 냉장고를 구입했습니다!

냉장고 들어 오기 하루 전 날,
두 딸아이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냉장고를 다 비웠어요.
큰 아이는 냉장칸 비워주고 작은 아이는 냉동고 싹 비워주고~~
사실, 말이 냉장고 비우기죠.
온갖 유통기한 지난 소스류를 버리고 통을 헹궈 재활용분리수거 해야죠,
냉동칸에 있는 케케묵은 식재료를 버리려면 진짜 버리는 일 자체도 너무 힘든 작업입니다.
냉장칸에 있던 매실,오미자같은 액체류나 김치 외엔 거의 다 버렸고 냉동칸에 있던 건재료 외 냉동만두 이외엔 싹 다 버렸어요.

비우니까 왜 이렇게 속이 다 후련하죠?
버리는 김에 씽크대 위에 쓸데없이 자리잡던 양념류도 다 버리구요.ㅎ
잠시 냉장고 이동 동선에 방해가 될것같아서 식탁을 잠시 거실로 빼놨더니 주방 또한 널직해졌어요.
이사온 후 이런 모습의 주방.
5년만의 처음입니다~~

드뎌 설치 기사님이 오셨어요.
냉장고는 저렇게 문짝을 떼고 들여 오는줄 처음 알았어요. ㅎㅎ
새 신, 아니 새 냉장고 덕에 살짝 기분이 업됩니다.

 오래된 냉장고에서 버렸던 것들 중 유통기한 지난것들이 많이 나와서 새로운 냉장고에 들이는 식재료들은 아예 라벨지를 부착했어요.
폐기 날짜를 정확히 부쳐놔야 항상 주의해서 볼 수 있을테니까요~
제가 1 년간 회사 생활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랍니다.^^
직업적 특성상 매일 매일 새로운 재료들을 개봉하면 유통기한을 꼭 라벨지 부착해서 사용하거든요.~~
직장생활에서 배운 노하우를 집에서도 적용하니 앞으로 유통기한 지난 식재료들은 냉장고에 더 이상 두진 않겠죠?ㅎㅎ

헌 냉장고를 버리면서 느꼈던게
뭘 이리 이고 지고 쌓고 살아왔는지....
굳이 그렇게 쟁여 놓고 살지 않지 않아도 될 일을....

특히, 요즘처럼 집 밥을 해먹는 일이 드문 세상에....식재료는 하루,이틀치 외엔 사두지 않아도 되는데 만이죠.
이번 냉장고 교체를 하면서 결심했어요!
오늘, 내일 안으로 먹을 식재료 아니면 아예 사지를 말자.
굳이 식재료가 필요하면 저희는 오래된 신시가지라 아파트 앞에 널린 곳이 마트며 식당이에요.
잠깐 5분이면 얼마든 신선한 식재료를 구할 수 있는 환경이니 굳이 냉장고에 식재료들을 비치할 이유가 없거든요.

냉장고 교체 일주일 째~~~
아직 까지는 교체 당시 상태와 비슷하게 널직한 냉장고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쭉~~~이렇게 비운 냉장고로 유지하기로 결심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주변에 먼저 냉장고 비우기 삶을 알렸고요.
정기적으로 인증샷을 찍어 보고 하기로 했어요.
어떤 결심이 섰으면 주변에 알려 의식적으로 그 일을 신경써서 지킬려고 노력하는데 도움이 되더라구요~

지인들에게 냉장고 내부 샷을 보내면서 감시해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구요~~ ㅎㅎ

비우면 삶이 가벼워진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해 준 계기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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