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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마음을 다해 디저트

달자의 독서

by 오달자 2020. 3. 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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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이자 수필가인 김보통 작가.

그는 자신의 책에서  작가 본인이 소개하는 직업을 만화가,수필가, 디저트 탐험가라고 합니다.

"디저트 탐험가" 라니요~~~~

듣도 보도 못한 직업입니다.ㅎ ㅎ

이런 직업이 있었으면 저도 반은 디저트 탐험가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디저트류를 일부러라도 섭렵하고 다니길 좋아하는 지라.....

일단 김보통 작가과와는 취향이 같은걸로 엮어봅니다.

작년에 이어 김보통 작가의 책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을 읽고 두번째 그의 책을 읽었습니다.

김보통 작가 특유의 특별한 문체가 아니라 일상적인 이야기를 어쩌면 이리도 재미나고 맛깔스럽게 글을 쓰는지......

저처럼 글을 제 맘대로 쓰는 사람들이 읽기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P9~이 책은 지난 삶 제가 먹어온 디저트와 그때의 기억을 모아놓은작은 앨범입니다. 언제나처럼 대단할 것 없는 것들뿐이라 부끄럽습니다. 그럼에도 같이 나누어 먹고 싶은 추억으로 빚은 디저트입니다. 그러니 입이 심심할 때비스킷을 꺼내 먹듯, 일 없이 한가할 때 한 편씩 꺼내 읽으신다면 저로서는 더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대단할 것 없는 것들뿐이라는 작가의 수줍은 고백.

오히려 대단하지 않아서 그 대단하지 않은 말들이 모여 사람들에게 위로나 희망을 주는 것 같네요.

온 마음을 다해 디저트!

제목 자체만으로도 온 마음을 다해 쓴글임을 넌지시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작가가 이야기하는 따뜻한 맛에 디저트는 복숭아 병조림부터 시작해서 핫쵸코,베이글,티라미수 등 16가지의 디저트에 관한 에피소드를 담았구요.

 

 

 

 

아픔의 맛으로는 쵸코파이, 커피 누뗄라 등 12가지의 맛에 관한 에피소드를 들려 주어요.

 

 

마지막으로 어른의 맛은 뽑기, 엿, 당근 케이크 등 12가지의 맛에 관한 에피소드를 담았어요.

디저트 하나하나에 담긴 에피소드, 전부 다 소개 시켜 드릴 수는 없지만 몇가지 맛만 제가 소개해 드릴께요.

#파운드 케이크에 관한 에피소드(P~99)

어릴 적부터  매년 어머니의 생일날 파운드 케이크를 먹었다. 어머니는 진심으로 파운드케이크를 좋아한다. 그렇게 좋아하면 한 번 만들어봄직도 한데, 그건 또 싫은 것 같다.

어린 시절 작가의 어머니께서는 자식을 위해 일부러 생선 살 많은 삼치보다는 가시가 많은 갈치가 좋다고 하셨고 감자탕에 있는 고기보다 감자가 더 맛있다고 하시고 과일이 잔뜩 올려진 생크림 케이크 보다는 파운드 케이크가 좋아! 라고 말씀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작가는 화를 냅니다.

"엄마! 거짓말하지 맙시다! 장식도 없고 맛도 없는 이 케잌 같지도 않은 케이크를 언제까지 생일 케이크로 하려는 겁니까! 이제는 생크림케이크로 합시다!

꼭 케이크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평생을 자식들 때문에 미뤄왔던 당신의 취향을 되찾았으면.....하는.......

남은 삶이라도 당신 원하는 것에 솔직하게 살아갔으면.....하는 김보통 작가의 애절한 마음이 묻어나는 글입니다.

예전 저희 부모님 세대에는 그져 자식 뒷바라지 하느라 당신 드시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 입고 싶은거, 뭣 하나 당신들 뜻대로 하면서 사신 적이 없는 세대셨죠.
그런 노모의 모습이 장성한 자식이 보기에는 화가 날 정도로 측은해 보이기에....
이제는 좀 당신이 좋아하는거, 당신이 드시고 싶은거, 갖고 싶은거 좀 하시며 사시라고 누누히 이야기를 드려도 당췌 됐다면서 손사래를 치시는 모습은 여느 집 부모님마냥 한결같이 똑같은가 봅니다.

지금으로부터 17년전인가요~~
제가 큰 아이를 출산하고 얼마되지 않아 어머니가 잠시 오셨더랬죠. 몆 일 지내다 내려 가신대서 애기가 너무 어려 배웅도 못해드리고 어머니 혼자 댁으로 가시는 뒷모습을 현관에서만 인사드리고 돌아서길....한 시간쯤 지나서일까요?
먼 길 가셔야하는 어머니께서 다시 집으로 오셨길래 뭘 빠뜨리고 가셨나 해서 여쭤보니, 터미널로 가던 길에 잠시 백화점 들러 제 옷을 사오신게 아녜요?
애기 키우느라 옷도 후줄근하게 입은 당신 딸 모습이 안쓰러우셨는지....집에 가던길 돌아서서 딸 옷을 사들고 다시 오셨던 그 때의 어머님 생각이 나게 하는 에피소드입니다.
이제는 제~~ 발 당신 옷 좀 사입으세요~~

p223~#도넛
더 우월한 맛은 없다.

(중략)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가면 "대학을 꼭 가야 하나요?" 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가고 싶은데 못 가는 건 어쩔 수 없지 않나 싶다. 중요한 건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거나, 선택한 것의 결과를 미리 짐작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는 도넛을 고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저마다 다른 맛의 도넛일 뿐, 어떤 맛이 더 우월한가를 따지는 것은 쓸데없다. 먹고 싶은 것을 먹고,섭취한 칼로리만큼 살아내면 된다. 다소 고동스럽겠지만 도넛이라는 게 원래 그렇다.

대학 입학 시험 면접관이 자신의 진면목을 제대로 봐주지 않는다고 원망하는 김보통 작가.
인생을 도넛에 비유하다니....
저마다의 인생은 다를진대, 우리는 늘~~남들과 똑같은 인생을 부러워하며 삽니다.
누가 누가 더 잘사나...따지는 건 쓸데 없는 짓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그냥 내가 살고자 하는대로 내 역량껏, 살아내면 된다고~~
인생이라는 것이 다소 고통이 따르는 과정이지만 그래도 살아지는거라고....

김보통 작가 특유의 익살스럽고 해학적인 문장은 책을 읽는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작가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 경험했던 에피소드를 디저트를 통해서 재미있게 풀어 낸 "온 마음을 다해 디저트"

골치 아픈 일 잊고 그져 아무 생각 없이 읽기 좋은 책입니다.
다음에는 김보통 작가의 그 유명한 <아만자> 를 섭렵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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