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즈음 내가 읽고 있는 책
정혜신 님의 "당신이 옳다"
독서 모임의 숙제를 해야 하기에 의도적으로 읽은 책이긴 하나 읽는 내내 나에게 많은 공감을 준다.
아직은 서평이라고 거창하게 쓸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에 그져 내 마음에 와닿는 글귀 정도로만 소개 할까 한다.
"
공감은 한 사람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공감은 너도 있지만 나도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되는 감정적교류다.공감은 둘 다 자유로워지고 홀가분해지는 황금분할 지점을 찾는 과정이다.누구도 희생하지 않아아 제대로 된 공감이다."(본문 P264)"누군가의 속마음을 들을 땐 충조평판을 하지 말아야 한다.충조평판의 다른 말은 바른 말이다. 바른 말은 의외로 폭력적이다. 나는 욕설에 찔려 엎어진 사람보다 바른 말에 찔려 쓰러진 사랑을 과장해서 한 만배쯤은 더 많이 봤다. 사실이다."(본문 P295)
여기서 충조평판이란~~
충고.조언.평가. 판단 이다.
이 글을 읽는 순간 난 너무나도 부끄러운 나 자신을 보았다.
내 얘기를 하시는 건가....
지인의 아시는 분이 손녀딸을 봐주러 매일같이 그 딸의 집으로 출근을 하신다고 했다.
난 그 딸이 직장을 다녀서 친정엄마가 애기를 봐주시나...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딸이 아이 하나 키우면서 아무 일도 못한다는 것이다.
이제 7 개월 지난 애긴데 애 엄마가 밥도 못 먹고 화장실도 못 가고 아기 때문에 일상 생활을 못한다고....
헐~~~
처음에는 그 얘길 듣고 기가 막혔다.
나도 혼자서 주변에 아무 도움없이 애 둘 키웠는데 애 키우면서 물론 힘은 들겠지만 그렇다고 일상생활이 안된다는 건 도저히 나로서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애기 업고 서서 그져 국에 밥 말아 마시는 게 예사 일이고 애기 잠잘 때 밀린 집안 일이며 뭐며 애기 키우면서 아무것도 못하진 않았는데 ..
애기 때문에 화장실도 못 가고 밥도 한 끼 못 먹는다니! 그게 말이나 돼? 라면서 하여튼 요즘 젊은 엄마들은 보시랍게 커가지고...어쩌구 저쩌구...궁시렁 궁시렁...
나 혼자 평가하고 판단하고 심지어 그 분께 조언까지 하는 오지랖을 떨었지 않았나!
누구나가 처한 상황에 따라 받아들이는 입장은 다르게 마련이다.
작가의 말처럼 내가 그분들의 힘든 육아에 대한 공감을 했더라면 그져 " 아~~ 그랬겠구나... 그럴 수 밖에 없겠구나..." 라고 끄덕여만 줘도 될 일을 무슨 자격으로 난 이랬다저랬다.,ㅋㅋ
내가 무슨 시어머니도 아니고...ㅎㅎ
어느 새 나도 모르게 나이 든 사람 티 내는 발언을 하고 있지 않은가...
어느 누구가 나에게 고민을 털어 놓는다면 쓸데없는 충조평판을 하지 말고 그져 공감한다는 제스쳐만 해줘도 상대방은 나를 고마워할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내가 충조평판을 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
그져 공감만 해 주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