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법 벚꽃이 만개한 집 앞 풍경.
작은 아이 학원 가는 길에 나도 함께 잠시 봄꽃놀이 기분이 난다.

솜털마냥 소복한 벚꽃송이 담기에 바쁜 내 딸 중딩이~~ ㅎㅎ
모처럼 엄마와의 나들이가 싫지만은 않은듯 싶다.

흐드러진 벚나무 가지만큼이나 흐드러진 내 마음이다.
사실, 어제 형제의 난. 아니 "자매의 난"이 벌어진 시각은 밤 11시.
시작은 큰 아이가 작은 아이 슬리퍼를 허락없이 갖고 가서 학교 슬리퍼로 신은 게 화근이었다.
그걸 모르고 있던 작은 아이가 알게 되고 그러면서 언니는 사과도 안하고 뻔뻔하기 그지 없다면서 화가 치밀어오른다.
언닌 곧바로 (영혼 없이)
"미안."
작은 아이는
" 그런 진심 없는 사과 필요없고 똑바로 사과햇!"
언니는 (똑 같이 영혼없이)
" 응.먄~" 한다
작은 아이는 슬리퍼 가져간것보다 그런 언니의 태도가 더 기분 나빴던 것이다.
그러다가 시작된 육탄전~~~
생각보다 여자애들이 저렇게까지 싸우다니...할 정도로 살벌했다.
나는 위로 오빠 둘이 있어서 자랄때 싸워도 일방적으로 내가 다다다다하면 오빠는 그져 시끄럿! 하고 싸움이 안됐는데
두 살 터울나는 우리 집 자매님들은 너~~~무 싸운다.ㅠㅠ
싸움을 말리느라 내 팔뚝도 일타를 가해 진짜 큰 일 날뻔 했다.
4자매인 친구한테 물어보니~~ 시집 가기 전까지 여동생이랑 머리 쥐어뜯고 싸웠다고 얘긴 하드라만은...
자매가 없는 나로서는 참~~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었다.
어쨌든. 싸움은 아빠의 개입으로 종결됐지만 작은 아이의 마음은 많이 응어리져 있었다.
타겟은 엄마인 나에게로~~
언니는 항상 새 옷 사주고 언니는 학원도 가고싶은데 보내고 뭐든 언니 위주잖아~라면서 울분을 토해낸다.
그런 작은 아이에게 오히려 내가 더 미안했다.

뒷모습만 봐도 짠한 우리 둘째.
사랑은 엄청 쏟았다고 생각 되는데도 부족한 게 많은가보다.ㅠㅠ
극한 직업 엄마!
시시때때로 사표 쓰고 싶을 때가 많다.
그래도 어쩌겠나~~잘~다독여 가며 살아야지.
난 니들 자매가 너~~ 무 부러운데...
한 십년 지나면 좀 나아 질려나....
휴우....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