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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자의 일상

by 오달자 2019. 11. 2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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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아이들 어렸을 때 사진을  발견하고선 흐뭇하게 바라보게 되네요.

지금으로부터 17년 전~~
바야흐로  큰 아이를 뱃속에  품을때부터 시작된 책읽기 습관.
다른 건 몰라도 책읽는 습관은 들여줘야겠다는 신념하에 의도적 책읽기를 시작한건 태교때부터였습니다.
매일 밤 동화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엄마 목소리로  때로는 아빠 목소리로...
그렇게 열 달을 채우고 세상 밖으로  나온 아이는   자는 시간 이외에 노는 시간에는  어김없이  동요를 틀어주고 이야기동화도 틀어주고 엄마인 저나 아빠가 틈틈이 책을 읽어 주었죠.
백일때부터   흑백 초점책을 시작으로  아이가 뭐든 입에 넣을 시기에는 헝겊책을 손에 쥐어주었고 아이가 앉기 시작했을때는  누르면 소리나는 동화책,아이가 그림을  볼 수 있는 시기부터는 정말 열심히 책은 읽어줬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공을 많이 들였었죠.

아이가 4살이 되던 어느 날,
신문에 쓰여 있던 ""을 가리키며.
"우리 애기  박@@ 할 때 박! 이야."  라고 말했더니 책에서 을 모조리 찾아내는 게 아닌가!
그 때는 진짜 저희 아이가 천재인줄 알았었죠. ㅋㅋ
누구나 첫 아이는 키우면서 천재라는 착각에  빠져 산다지요~
그렇게 4살때 한글을 뗀 첫아이는 그림책을 무서운 속도로  읽어나가면서 매일밤 수십권의 책을 함께 보자며 잠들기전  시간이 두려울 정도로 아이는  그렇게 책과 함께 성장을 했지요.

큰 아이 초등 6학년 때에는 제주도에서 여름 방학 내내 한 달 살이를 했었는데요.
그때도 제주도 전지역 도서관을 틈틈이  다니며 학원 대신 방학 내내 책만 읽고  해수욕장만 돌아다녔더랬죠.
그렇게 아이는  초등시절 내내 학교에서 다독상을  받을 정도로  아이는 책읽는 아이로 성장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이죠?
사춘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쏟아지는 학업의 무게도 무게지만 그동안 몰랐던 미디어의 세계에  눈을 뜨면서 아이는  책과 아예 담을 쌓더군요.
책 대신 핸드폰만 줄구장창 손에 놓질 않는 그야말로 이 시대의 흔히 볼 수 있는 대한민국 중딩으로셔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듯  보였어요.

3 년 내내 핸드폰과의 전쟁을 치른 딸 아이는  고등학교 첫 시험을 치르고 스스로  스마트폰을 포기합니다.

중간 고사 성적표가 나오던 날.
"엄마. 저  공신폰으로 바꿔주세요."
헉!
엄마인 저는   내심 기대는 하고 있었지만 아이 스스로  그렇게  결심을 해주니....
여간 감사한 게 아니었어요.
공신폰을 바꿨다고  아예 미디어를 끊은건 아니에요.
집에 오면 짬짬이 엄마폰이나 아빠폰으로 유투브를 보긴 하지만....그래도  본인 폰이 아닌 이상 한계가 있더라구요.

고등학교에 들어간 책벌레 공주는 학교 수행이다 뭐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중학교  내내 손 놓았던 책을 손에 들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에서 주관하는 저자와의 특강도 열심히 들으러 다니구요.
진로와 관계된 대학교 캠프도 스스로 찾아서 다닙니다.
봉사 또한 본인이 알아서 찾아 다니구요.

눈치채셨겠지만....요즈음 발빠른 엄마들에 비해 저는 아주 게으른 학모입니다.
다가오는  겨울 방학을 맞아 주변의 엄마들은 원터스쿨이니 관리형 독서실이니... 설명회를 다니며   애를 방학 내내 어디다 넣을까.....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데 비하면...
저는 정말 게으른 엄마입니다.

아이에게 넌지시 겨울 방학 계획을 물어 봤어요.
"겨울방학 때 어떻게 공부할 계획이니?"
라고 물어보니,
본인도 윈터스쿨 알아봤는데  돈도 너무 비쌀뿐더러 기존의 다니던 학원도 바꿔야하고 무엇보다도 엄마가 픽업을 못해줄텐데 멀리까지 다니기도 시간 낭비라면서....

아이는  학교에서 하는  보충수업을 신청했다면서 ~~~
부족한  과목은  학교  보충수업으로 충당할 예정이며  부족한 단원은  인강으로 들을 예정이라고....
나머지 학원 가는 시간 외에는 집근처 독서실을 다닐꺼라는  계획이라더군요.

바쁜 엄마 대신 혼자 뭐든 알아서  해야 하는 상황이 어쩌면 요즘 엄마들의 뒷바라지에 평균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그 덕분에 아이는  어떠한  경우에라도 스스로 모든 일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된 것 같습니다.

김민식 피디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자식에게  부모는 훌리건이 아닌 진정한 " 팬" 이 되어야 한다!
는 말씀을  깊히 새겨 들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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