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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동성로

달자의 일상

by 오달자 2020. 3. 1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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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 대구백화정 본점


9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그 시절...
지금이야 1인 1폰이 당연한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90 년대 초 이야기를 하면 아마도 탑골 시절 얘기로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학창시절을 보낸 곳은 대구광역시.
요즘 한창 코로나 사태로 인해 아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시지요.
그래서 그런지 뉴스에 대구 확진자 보도를 볼때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90 년대 초,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저는 친구들과 약속을 하면 으례히 동성로에서 만나는 약속을 합니다.
서울에 명동이 있다면 대구에는 동성로가 있지요.
그 시절 제 또래 친구들은 주말에 동성로에서 약속을 할 때에는 대백앞, 동백앞,제일서적앞 이렇게 동성로에 있는 유명 백화점이나 대구 시내 제일 큰 서점인, 제일서적에서 약속을 많이 했었습니다.
대구분들이 아니시면 잘모르실 것 같아서 약속장소에 대한 부연 설명을 들이자면~~
'대백앞'은 대구백화점앞.
'동백앞'은 동아백화점앞.
이렇게 그때 그 시절에는 백화점 앞에서 약속을 한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서 실제로 만나기로 해놓고도 못만나는 경우도 종종 있었어요.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기에...
저처럼 키작은 사람들은 사람들 속에 파묻혀 있으면 못찾을 수도 있었죠.

백화점 다음으로 약속 장소로 유명한 제일서적.

현재는 대형프랜차이즈커피전문점으로바뀌어버린제일서적


그 때 당시 대구 시내에서 제일 큰 서점으로 대형 서점들이 없었을 당시라 그 때의 제일 서적은 대구시내의 명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제일 서적은 문이 양쪽으로 나 있어서 잘못 말했다가는 약속이 엇갈리기 일 쑤였어요.
저 파란색 간판쪽 문으로 들어가면 건물 반대편에도 출입구가 있어서 제일서적 약속을 할 때에는 동성로쪽으로 난 출입구인지~~
반대편 중앙로쪽으로 난 출입구인지~~
똑바로 약속하지 않은 연인들이라면 깨지기 쉬운 약속 장소랍니다. ㅎㅎ
정문인지. 후문인지 헷갈려서 약속이 어긋나기도 여러번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일 서적에서 약속이 있을 때에는 미리 가서 책을 좀 둘러보다가 친구를 만나기 좋은 장소로 유명한데요.
그 때 그 시절의 제일 서적을 더이상 볼 수가 없다는 소식을 뉴스에서 보았어요.

2 년전 집안 결혼식이 있어서 다녀왔던 대구의 모습은 많이도 변해 있었어요.
서울 충무로에 대한 극장이 랜드마크였다면
대구시내 중심에는 한일극장이 랜드마크였죠.
한일극장 자리에는 어느새 cgv가 차지하고 있었어요.

친구들과 매번 만났던 제일 서적의 모습도 역사속으로 사라져 버린지 오래됐고...그 때의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 또한 잊혀져 버린 지 오랜듯 합니다.

세월에 장사없다고 했던가요....
그 때 그 시절에는 제일 잘나갔던 백화점.서점.극장들이 하나 둘씩 없어지는걸 보니...
마치 제 어린 시절 추억들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거의 30 년전 대구 동성로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탑골 시절 즐겼던 영화 한 편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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