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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르바이트고군분투기3탄

달자의 일상

by 오달자 2020. 4.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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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적성에 맞지않는 과에 진학했기에 학과 공부는 뒤로 제쳐 두고 방황하던 그 시절~~
유일하게 생활의 활력소가 되었던건,
역시 아르바이트였습니다.

경양식집 써빙,은행 조사원,맥주시음회 아르바이트를 거쳐 방학 내내 했었던 알바는 바로 백화점 가판대 아르바이트였어요.

절친이 그 때 당시 백화점 직원이어서 소개로 들어간 알바 자리는 가판대 옷 파는 곳이었어요.
주로 에스컬레이트 상행선 바로 앞이나 엘리베이터 바로 앞 구루마 같은 곳에 옷들을 얹어 놓고 파는 곳이라서 손님들이 한번 휘리릭 다녀 가면 흐트러진 옷을 정리하느라 무지 바쁜 일이었어요.
제가 사람을 끄는건지 사람들이 저를 따라오는건지...
제가 보기엔 진짜 꽃모양 월남치마에 꽃무늬 티셔츠라 엄청 촌스럽기 그지 없던데...
그 옷이 그리 잘 팔릴줄이야!
ㅋㅋ
매일 매일 들어 오는 옷들을 거의 완판하다시피 팔아치우니, 바로 옆 매대 언니가 저한테 그랬었죠~

"학생~~ 학생은 그냥 장사해라고마!
그리 옷을 잘 파는데~~ 나중에 니 장사하마 돈 마이 벌끼다!"

칭찬인지 그져 하시는 말씀인지 몰라도 방학 잠깐 하는 아르바이트였지만 그래도 판매를 잘한다니....
기분이 나쁘진 않더라구요. ㅎㅎ

같은 백화점에 친구가 근무하고 있어서 우린 점심 시간마다 직원 식당에서 같이 밥도 먹고 수다도 떨고 일 끝날 때면 함께 쇼핑도 하고 영화도 보고~~
그 때는 어렸기에 가능했던 일과후 만남을 지금은...
퇴근후 누구랑 약속은 꿈에도 못 꾸는 나이가 되었기에....
은근 서글픈 생각ㅇㅣ 드네요.

여름 방학 때 백화점 알바로 받은 월급이 꽤 괜찮아서 겨울 방학 때도 백화점 아르바이트를 구하던 중~
이번에는 백화점 내 대형 문구점에서 일을 하게 되었네요.
문구점 규모가 꽤 컸기에 거기에는 문구점 정직원 2명과 저를 포함한 알바생3명, 이렇게 직원이 5명이나 되는 문구코너였어요.
지금에야 대형 서점들이 백화점들마다 다 입점해 있어서 서점 겸 문구류 뿐만 아니라 없는게 없을 정도의 잡화점인 현재의 대형 서점이 90 년대 대구에는 당시에 없었어요.
그 문구점은 개인이 백화점에 임대료를 주고 입점한 업체로 외부에도 문구점을 크게 하시는 사장님이 주인이셨어요.
문구점 아르바이트는 주로 물품을 정리하거나 진열하는 일 외에 손님들이 찾는 물건의 위치를 알려주거나....여러 가지 일들을 하는데요~~
사실, 옷장사보다는 좀 덜 힘들었어요.
직원이 여러명이니 잠시 쉴 수 있는 시간도 나고 또 같은 알바생들과 짬짬이 얘기도 하면서...
여자 5명이 일을 하니.....여간 재밌었던게 아녀요.ㅎㅎ

그렇게 문구점 아르바이트를 하던 어느 날,
외국인 손님 한 분이 오셔서 무엇을 찾아달라고 하길래,
어설픈 영어회화 실력으로 외국인 손님이 원하시던 물건을 찾아 주었죠.
그야말로 중학교 때 배운 기본 회화로~~ ㅋㅋ

그 일이 있은 후, 며칠 지나지 않아 옆 레코드 매장어서 급히 저를 찾는 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가봤더니...
외국인 손님이 어떤 앨범을 찾는데 못 알아듣겠다면서 레고드 매장직원이 저에게 도움을 청해 온거에요.

저는 그야말로 중학교 때 배웠던
"May I help you?"
그리고, 뭘 찾으시냐구...,
물어보고 외국인이 얘기하는 것을 잘~~듣고 원하는 앨범을 찾아줬을 뿐인데요~~
레코드 매장 직원들과 제가 일했던 문구점직원들끼리 난리가 난 거에요~~
영어 진짜 잘한다구요! ㅋㅋ
이 무슨...ㅎㅎ
그 흔한 토익 시험 한번 안쳐본 제가 그냥 외국인 손님이 찾는 물건을 찾아 줬을뿐인데.....ㅋㅋ
그 이후로 저는 그 백화점에서 영어 잘~하는 알바생으로 불려졌다는 아주 불편한 진실의 에피소드가 생각 나네요.

지나고 보니 그 모든 일들이 제게는 큰 자산이 되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수줍어했었던 어린 시절과는 달리, 이런 저런 경험들로 인해서 바뀌어진 저 스스로의 모습에 대견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는 그렇게 조금씩 변해 간 듯 싶네요.

그 때 그 시절 함께 했던 이들은 지금쯤 뭘하고 살고 있을까....문득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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