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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자의 일상

by 오달자 2020. 8. 3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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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코로나 재확산 이전에 다녀온 조문)

아주 오래간만에 동기회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한동안 동기회 모임을 하지 않은 관계로 올해는 코로나때문에 전혀 모임을 하지 않은 터라 친구들과의 소식도 뜸했던 것 사실이다.

지방 소도시 출신인 나는 고향으로부터 멀리 타지로 시집와서 살면서 간간히 고향 친구들과의 모임으로 향수를 달래곤 했었는데. ..
작년부터 모임이 뜸해진 게 어언 2 년이 흐른듯 하다.
남자 동기들은 한창 일에 몰두할 나이고 여자 동기들도 아이들이 고3이다 어쩌다 하다보니 차일피일 모임 날짜가 잡히질 않어서 어느새 시간이 2년이나 넘게 흘려버렸다.

내가 사는 근처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친구로부터 온 전화는 또 다른 친구 어머님의 부고였다.
상주인 친구는 어릴적 초등 친구로 친구의 아버지랑도 친정아버지와 각별한 사이시니 뜻밖의 부고는 나 또한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돌아가신 친구의 어머님을 몇년전 성당에서 뵙고 인사한 게 살아생전 마지막 모습으로 기억이 된다.

부고 소식을 듣고 친정어머니께 전화를 드리니 아직 소식을 못들으셨는지...너무도 놀라시는 듯 했다.
아버지는 나보다 먼저 친구분들 통해서 들으셨다며..,친정 아버지 또한 건강이 여의치 않아서 못올라오신다며 아버지 대신 내가 조문을 잘 다녀오라고 말씀 하신다.
안그래도 근처 사는 동기회 친구들과 저녁 시간에 장례식장에서 모이기로 해서 나 또한 서둘러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상주인 친구는 내가 사는 곳과 30 분거리에 사는지라 우리 동네 대학병원 장례식장으로 모셨다고 해서 10분정도 차를 타고 장례식장엘 도착했다.
마침, 고향에서 기차 타고 올라온 친구와 근처 수원이나 동탄 사는 친구들까지 모여서 장례식장은 동기회 분위기가 되었다.

고인이 되신 친구의 어머님께서는 평생을 독실한 카톨릭신자로 사시면서 성당 활동을 열심히 하신 분이셨다.
어릴 적 기억으로는 항상 친구는 친구의 어머님과 함께 늘~~성당을 열심히 다녔었던 친구로 기억이 된다.
또한 친구 어머니께서는 그 옛날~ 시골 마을에 보기 드문 미인이셨다.어린 시절 내가 생각하기에도 상당히 성품이 좋으신 분이셨다.

예전에 친구가 어머님에 대한 일화를 얘기해 준 적이 있다.
당시 고등학교때 친구는 한창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었을 때였는데, 친구의 어머니께서는 나무라시기는 커녕 등을 토닥여주며 격려를 해 주셨던 본인 어머님의 자녀 양육 태도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었다.
그 때 어머니께서 혼내시고 다그쳤다면 오히려 엇나갈수 있었을텐데....
항상 사랑으로 자식을 대하시는 친구의 어머니의 성품이 너무도 감사했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평생 카톨릭 신자로서의 삶을 사시다 가신 친구 어머님.
여느때 같았으면 성당 연령회에서도 연도(죽은이를 위한 기도)를 해 주시고 장례 미사로 장례식을 치렀을텐데....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성당 장례 미사도 전면 시행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 생각보다 조용한 장례식장의 적막함이 고인을 보내는 쓸쓸한 마음을 보여주는듯하다.

부디 주님 품안에 영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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